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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장관

2025년 G20 제1차 외교장관회의 세션2 발언문(2.20) - 비공식 국문 번역본

작성일
2025-03-10
수정일
2025-03-10
조회수
525

2025년 G20 제1차 외교장관회의 세션 2 : 글로벌 지정학 상황 논의

조태열 외교장관 발언문



감사합니다, 라몰라 장관님.


동료 여러분,


21세기의 첫 사반세기의 경과라는 중대한 시점에 모인 우리들은 과연 이 21세기가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자문해야 합니다.


우리 대다수는 21세기 초반에 만연했던 낙관을 기억합니다. “지정학”이란 단어가 마치 전화번호부나 타자기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희망을 품었던 때를 말입니다.


그러나 세계는 여전히 지정학의 그늘 속에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맞는 올해, 전쟁과 무력 분쟁이 종전 이래 최고조에 달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동료 여러분들도 말했습니다만, 이는 “국제 경제협력의 최상위 포럼”인 G20에게 중요한 사안입니다.


평화와 안보는 경제 발전과 안녕의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공급망과 군사 지휘계통, 운송로와 지역 분쟁을 각기 분리해서 별개 사안으로 다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지정학의 귀환, 심지어는 지정학의 항존을 인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직면한 지정학의 구체 양상에 대한 이해입니다. 아시아와 유럽 간의 안보가 긴밀히 상호 연계되어 가면서, 지정학적 지형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곧 4년차에 접어들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수많은 고통을 초래한 이 전쟁이 러시아-북한 간의 군사 협력 확대로 악화되고 연장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컨테이너 2만 2천 개 분량의 포탄과 100여 기의 탄도미사일, 1만 1천 명이 넘는 전투 병력. 이는 북한이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한 것입니다.


북한은 그 대가로 멀고 가까운 국가들을 위협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고도의 군사 기술 전수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러시아-북한 간의 야합은 유엔 헌장과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며, 아시아와 유럽을 모두 위협합니다.


대한민국은 이 전쟁의 종식과 러시아-북한 간의 불법 협력의 종식을 촉구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자칫 러시아에 불법 군사협력을 제공한 북한에 보상을 줄 수 있다는 잠재적 위험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연대의 표시로 지난해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하에 4억 달러의 지원을 제공한 데 이어, 향후 5년간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2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세계 한 편에서 지정학적 지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다른 지역에서는 긴장 완화의 가능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희망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사드 정권의 잔혹한 독재의 종식을 환영하며, 과도 정부가 약속한 평화롭고 포용적인 정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시리아가 건설되길 기대합니다.


우리는 15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자 지역 분쟁과 관련하여 최근 이루어진 휴전 합의와 인질 석방을 환영합니다. 관련국들의 외교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합의가 신속하고 온전히 이행되어 두 국가 해법에 기초한 외교를 통해 역내 평화와 안정의 촉매제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으나, 그 잔혹함이 못지 않게 심각한 지역 분쟁들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콩고민주공화국, 수단과 아이티에서 진행 중인 위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재차 표명하며, 특히 지역적 불안정에서 비롯된 피난민 발생과 대규모 이주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동료 여러분,


G20과 회원국들은 21세기가 “골칫거리의 판도라 상자”로 기억되지 않고 우리가 꿈꾸었던 진보라는 약속이 실현된 세기로 기억되도록 노력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와 함께 또 자명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협력하는지도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대한민국은 G20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인권이사회 및 경제사회이사회 이사국을 동시에 수임하고 있는 나라로서 다양한 다자 포럼에서 그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끝으로 아프리카의 최초의 G20 의장 수임이라는 오늘의 역사적 의미를 반추하고자 합니다.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복원력과 회복의 역사적 증표로서 어떠한 위기나 분절도 영구적이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였습니다.


이 교훈을 본받아 우리도 더 나은 다음 사반세기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길 기원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한국이 그 여정에 함께할 것을 약속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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